
2021년, 참고할 책도 영상도 없던 시절
2021년에 태블로를 처음 만났다. 그땐 국내에 참고할 만한 책이 거의 없었고, 한글 강의 영상을 찾기도 어려웠다. 막막한 상태에서 일단 책 한 권을 손에 들었다. 강승일 님의 『태블로 굿모닝 굿애프터눈』이었다. 의욕은 충분했는데, 시작하고 얼마 안 가 흐름이 막혔다.
생소한 전문 용어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차원, 측정값, LOD, 듀얼 축... 단어 하나를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한참 걸렸다. 더 곤란했던 건 실제 프로그램 화면과 책의 설명을 번갈아 보며 따라 하는 과정이었다. 책에는 "이 메뉴를 클릭한 뒤 저 옵션을 선택하라"라고 적혀 있는데, 실제 화면에서는 그 메뉴가 어디 있는지부터 찾아야 했다. 책을 읽고, 화면을 찾고, 다시 책으로 돌아가 확인하고. 이 왕복이 생각보다 큰 에너지를 잡아먹었다.
학습 방법을 바꾸자 모든 게 달라졌다
결국 방법을 바꿔서 유튜브 영상부터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게 훨씬 효과적이었다. 화면 속에서 마우스가 어디를 클릭하는지, 메뉴가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시각적으로 직접 보면서 따라 할 수 있으니 학습 속도가 체감상 2~3배는 빨라졌다. 개념을 이해하는 것도 훨씬 수월해졌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건 그냥 내 느낌이 아니었다. 나중에 학습 이론을 찾아보다가 알게 된 게 있는데, 인지심리학자 리처드 메이어(Richard E. Mayer)라는 사람이 멀티미디어 학습에 관해 수백 개의 실험으로 검증한 이론이 있었다. 핵심은 인간이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를 처리하는 채널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책으로만 공부하면 언어 채널 하나만 쓰는 셈이고, 영상으로 공부하면 화면(시각 채널)과 설명(언어 채널)을 동시에 쓰게 된다. 채널이 두 개로 분산되니 학습 부담도 분산되고, 결과적으로 더 깊게 받아들여진다는 이론이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앨런 파이비오(Allan Paivio)의 이중부호화 이론이 그 뿌리였는데, 그림은 시각과 언어 두 채널에 동시에 저장되지만 글자는 언어 채널에만 저장된다는 게 핵심이었다.
내가 책으로 공부할 때 겪었던 어려움도 이 이론으로 설명이 됐다. 메이어가 말한 원칙 중에 "대응하는 설명과 그림이 가까이, 동시에 제시될 때 학습이 더 잘 일어난다"는 게 있는데, 나는 정확히 그 반대로 공부하고 있었던 거다. 책의 설명과 실제 화면이 공간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완전히 분리돼 있었으니 머릿속에서 그 둘을 매번 강제로 연결해야 했다. 그 연결 작업 자체가 별도의 에너지를 잡아먹고 있었다.
그래서 추천하는 입문 순서
태블로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라면, 책보다는 동영상 강의(유튜브든 온라인 플랫폼이든)나 오프라인 교육으로 입문하시길 강력히 추천한다. 내가 공부할 때보다 지금은 관련 강의가 훨씬 많다. 유튜브에 해외 영상부터 국내 영상까지 다양하게 올라와 있고, 일부 유료지만 패스트캠퍼스나 클래스101 같은 플랫폼에서도 강의를 접할 수 있다.
내가 처음 시작했던 건 유튜브였다. 플랜잇 공식 채널에는 강승일 님이 강의한 기초 교육 영상이 많이 올라와 있는데, 입문용으로 추천한다. 태블로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Tableau Desktop 기초실습교육 웨비나]라는 온라인 기초 실습교육도 무료로 제공한다. 태블로가 처음이라면 꼭 들어보길 권한다. 그리고 태블로 캠프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주요 파트너사(플랜잇파트너스, 빅스데이터, 밀버스, SPH 등)에서 수시로 온오프라인 기초 교육을 진행하는데, 온라인 캠프는 1~2주 동안 강의와 과제를 제공하며 운영된다. 슬랙으로 과제를 제출하고 전문가와 직접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시간이 된다면 꼭 참여하길 추천한다. 나도 기초 강의를 듣고 캠프를 통해 복습하며 실력을 다질 수 있었다.

책은 버린 게 아니라, 순서를 바꿨다
그렇다고 책을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다. 나는 실력이 어느 정도 쌓이고 충분한 실습 경험을 쌓은 다음에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처음 입문할 때는 전혀 이해되지 않던 내용들이, 실습을 거친 후에는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직접 실습하지 않아도 개념들이 정리되고, 흩어져 있던 지식들이 체계적으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
태블로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진 다음이라면, 책으로 이론적 기반을 다지는 걸 추천한다. BI 분야는 비교적 최근에 주목받기 시작했고, IT 특성상 버전 업데이트가 빨라서 개정판이 자주 나오지 않다 보니 시중에 선택지가 많지는 않다. 지금 추천할 수 있는 책은 강승일 님의 『태블로 굿모닝 굿애프터눈』, 최정민·류민호 님의 『Let's 태블로, 쉽게 따라 하는 데이터 시각화』, 조준희·명완식 님의 『바로 시작하는 태블로』 세 권이다. 모두 태블로의 기초 개념을 체계적으로 다지는 데 효과적이었다.
또 하나 추천하고 싶은 경로는 자격증을 활용한 학습이다. 경영정보시각화능력이 출시되기 몇 달 전, 태블로사에서 공식 발행하는 Tableau Desktop Specialist 자격증을 먼저 취득했다. 영어로 진행되는 IBT(Internet Based Test) 방식이고 실기 없이 필기로만 구성된 시험인데, 태블로의 공식 영문 매뉴얼 『Tableau Desktop and Web Authoring Help』를 기반으로 출제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태블로의 작동 원리와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학습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Tableau Desktop Specialist를 먼저 취득한 후 경영정보시각화능력 실기를 준비하는 순서를 권하고 싶다. 기본기가 탄탄해진 상태에서 실기를 준비하면 학습 효율이 훨씬 높아진다.
돌이켜보니, 순서가 전부였다
지금 와서 정리하면 이렇다. 영상으로 절차적인 감각—어떻게 클릭하고, 어떻게 드래그하는지—을 먼저 체득하고 나니, 이후 책을 읽을 때는 머릿속에 이미 구체적인 경험이 있어서 새로운 정보를 거기에 자연스럽게 붙일 수 있었다. 반대로 아무 경험 없이 책으로 시작했을 때는, 추상적인 개념어들이 걸어둘 곳 없이 허공에 떠 있는 느낌이었다. 그 차이가 결국 학습 속도의 차이로 이어졌던 것 같다.
다음 글에서는 실기시험을 준비하면서 깨달은 또 다른 진실—"이 시험은 절대 단기 벼락치기로 합격할 수 없다"는 사실과, 모의고사를 10회씩 반복하며 시간을 4분의 1로 줄였던 경험을 풀어보겠다.
참고 자료
- Mayer, R. E. (2009). Multimedia Learning. Cambridge University Press.
- University of Melbourne, "Multimedia Learning Theory (MLT)", https://fbe.unimelb.edu.au/wcla/resources/blended-and-online-learning/multimedia-learning-theory-mlt
- Educational Technology, "Mayer's Principles of Multimedia Learning", https://educationaltechnology.net/mayers-principles-of-multimedia-learning/
- Structural Learning, "Dual Coding vs Multimedia Overload: When Visuals Fail", https://www.structural-learning.com/post/dual-coding-a-teachers-guide